2007년 06월 27일
이 어찌도 애틋한 학원물인지고
/ 호소다 마모루
나의 점수 : ★★★★
예전에 워터보이즈 시리즈를 접하면서 그때 내 가슴속에 드는 느낌이 한 가지 있었다. 현실이야 어떨지는 몰라도 참 다들 10대의 로망을 최대한으로 만끽하는구나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나의 악몽같은 학창시절이 오버랩되어 보고 나서 작풍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쓰라림이 공존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역시 예외가 아닐것이다. 뭐 때문에 국내에서 이 작품이 그렇게 시끄럽게 화두가 된 건지는 모르겠다. 일단 나는 학교에서 전공의 이유로 인해 원작자인 츠츠이 야스타카의 단편소설중 하나를 배우게 됐고 작품 말미에 나온 그의 프로필에 이 작품명이 표기가 되있어서 어디서 많이 본 제목인데 싶어서 곰곰히 떠올려보니 이거더라. 마침 그때 배운 그 단편소설의 내용이 워낙 파격적이기도 하고 해서 대체 어떤 영상일까 궁금함을 느끼고 결국 이거 하나 보러 서울까지 다녀오게 됐다.
뭐랄까? 참 발상이 기발하다고나 할까? 타임슬립의 과정상 발생하는 사건의 왜곡과 10대 청춘남녀들의 유쾌하고도 애틋한 학원물을 결합시켰다는 것이. 그래서인지 일본 위키페디아에는 이 작품의 설명 초두에 쥬브나일 SF물이라고 표기를 했었고 작품을 보기 전까지는 거참 장르 이름 한번 화려하게 지었구나 싶었던게 보고 나서는 그 표현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우연히 타임슬립을 할 수 있게 된 마코토가 이를 통해 궁지에 몰릴때마다 벗어나지만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주변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피해가 가고 이 과정에서 성숙함과 동시에 그 사이에 치아키에 대한 복잡미묘한 감정이 서로 얽혀있는 구도는 참으로 대단한 몰입감을 줬다. 여기서 조금더 확장해서 내가 유난히 빠져들었던 부분은 10대들만이 지닌 고유의 감정과 표현들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부분이었다. 마코토와 치아키, 코스케라는 3명의 절친한 친구와 여기에 코스케를 짝사랑하는 같은 동아리 소속의 후배 카호, 치아키에 얽힌 마코토와 유리 3인의 관계는 전형적인 일본 학원물의 구도이면서도 매번 볼 때마다 개인적으로 동경하는 학창시절의 모습이기도 했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 마코토의 여동생인 미유키의 요즘 주목받는 모에적인 요소에 꽤나 충실했던 캐릭터이면서도 오히려 그런 존재감 덕분에 마코토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해주는 청량제와 같은 효과를 주었고 삽입곡과 엔딩곡에서 노래를 들려준 오쿠 하나코의 앳된 목소리로 불리는 가사는 오래도록 가슴을 울렸다.
마침 이걸 보고 나니 시간을 도약할 수 있게 되는 일도 굉장하긴 할 거 같지만 불행히도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구제불능의 장소인지라 학창시절을 보다 나은 기억으로 되돌리고 싶은 나에게는 그다지 쓸모있는 기능은 못 될 거 같다. 이번에도 워터보이즈때와 마찬가지로 직접적인 경험이 아닌 픽션에 의한 간접적인 경험으로나마 10대만이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을 보게됐다. 그래도 그런 경험이라도 할 수 있다는걸 한편으로는 다행으로 생각하면서 여름을 배경으로 전개된 이 청춘남녀들의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는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거 같다.
p.s: 별을 하나 깎은 이유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이야기로 염장을 가한 고로 기분탓에 그랬음.
p.s2: 설명들이 워낙 없었던탓에 원작소설의 후속편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 by | 2007/06/27 14:05 | My Screen story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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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쌉쌀했던 시절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쩐지 상당히 그리워지기도 하는 그때 :D 참, 여동생 너무 귀여웠어요. (언니 죽지마 라니ㅠㅠ)
세루 님/ 어떤 의미로는 ps가 메인이죠. 사다모토 요시유키 이 사람 그림체가 참 대중적으로 잘 먹히는 거 같습니다. 뭐 마코토 외에도 하나같이 다들 풋풋한 학생이면서도 그 매력들을 잘 보여주다보니... 어찌보면 감독은 마코토가 아닌 동생을 띄워주려는 거였는지도...;;
미소노 님/ 서울하고도 인천인가에 밖에 안 걸린걸로 알고있습니다. 원래 이번주까지였던게 호응이 좋아서 상영연장이 됐다는거 같은데 일본하고 똑같은 패턴으로 가더군요. 어쨌든 그저 미칠듯이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을 본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