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작품속의 작은 수작,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스포일러有)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로완 앳킨슨,맥스 발드리,윌렘 데포 / 스티브 벤드렉
나의 점수 : ★★★★★

 명절시즌이 되면 TV에서 자주 봤기에 더욱 친숙한 미스터 빈.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본국인 영국에서조차도 제대로 취급을 안 해주는건지 DVD도 제대로 안 나왔고 97년에 영화판이 나온 이후로 감감무소식이던 차에 10년만에 두번째 영화판이 나온다는 걸 알고서는 이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어제 극장에 가서 처음으로 미스터 빈을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됐는데 정말이지 로완 앳킨슨의 슬랩스틱 코미디는 여전했다.

 사실 작품 전개 자체는 의외로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빈 선생의 몸개그가 TV판만큼 미칠듯이 웃긴것도 아니고 런던에서 깐느까지 가는 동안의 산전수전도 생각만큼 폭소를 터뜨릴만한 요소를 지닌건 아니지만 그 지루한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보면 의외의 포인트가 나타난다. 극중에서 미국인 영화제작자 카슨 클레이로 출연하는 윌렘 데포가 바로 그 포인트이다. 처음에는 빈 선생이 우연히 스쳐지나가기만 해서 설마 까메오로 끝나는건가 하고 혼자 설레발을 쳤지만 다행히도 중반 이후에 재등장을 하시고 급기야 클라이막스에서는 본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에 큰 역할을 하는 큰 조연이었다.

 깐느의 상영회에서 선보인 카슨의 작품은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그것을 접하는 관객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지루해한다. 그러던 와중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빈 선생이 상영회장에 들어오게 되고 영사실에서 그가 여행과정에서 찍은 캠코더의 영상을 대신 영사함으로써 가라앉은 회장의 분위기를 급반전시킨다. 정말이지 빈의 여행영상과 카슨의 영화 나레이션이 절묘하게 싱크를 이루는 장면에서는 전율이 오를 지경이었다. 이러한 빈 선생의 행동에 카슨은 길길이 날뛰지만 대중들의 박수갈채를 보고서는 잽싸게 태도를 바꿔 분위기에 물타기를 하는 모습은 몸 개그의 요소를 줄인 대신 실랄한 풍자의 정점을 찍으며 빈 선생의 휴일을 빛냈다.

 여름 성수기 시즌속에 온갖 영화들이 난무하던 차에 발견한 미스터 빈 두번째 극장판은 작품 자체는 물론이거니와 영상, 음악, 배우들의 연기 하나하나가 모두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은 수작이었다. 부디 세번째 극장판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 정도로...

by 시북군 | 2007/08/26 12:06 | My Screen stor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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