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이야기3. SP 경시청 경비부 경호과 제4계

 춤추는 대수사선의 3번째 극장판 제작 소식으로 팬들을 들썩거리게 만든것도 벌써 꽤 지난 일이 되고 있는 지금 SP라는 작품은 모토히로 카츠유키라는 감독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해주기에 딱 적절한 작품이 아닌가 싶은 생각입니다. 교섭인 마시타 마사요시 이후 형사물 이외의 작품의 제작에 전념하다 그가 스타감독으로 떠오르게 해준 원점인 형사물을 다시 손을 댔으니 말입니다. 다만 춤대 시리즈와는 180도 틀려진 분위기와 스타일에 당황할 사람들도 제법 있을거 같습니다. 춤대 시리즈가 경찰조직의 시스템과 일본사회의 일면을 총체적으로 진지한 측면으로 접근하면서도 가볍고 위트있는 분위기, 다양한 색채의 캐릭터들로 보는 다양한 계층의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면 SP는 이와는 반대로 철저하게 서스펜스 지향의 작품으로 굉장히 어두운 색채를 띄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점을 중심으로 SP에 대해 한번 잡담을 좀 늘어놓고자 합니다.

 일단 배경부터가 경찰권력의 중심인 경시청 본청으로 욺겨졌다는데 큰 포인트가 있겠습니다. 단순히 춤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 외에도 경시청으로 포커스가 바뀌었다는 것은 실세의 권력구조에 보다 촛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작중에서 묘사되는 경호과와 상층부간의 갈등에 비하면 완간서와 본청의 갈등은 비교적 양반인 편이지요. 실제로도 그 모양인지는 모르겠지만 작중에서 묘사되는 제4계 기동경호반의 실정은 참으로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일반인도 총기류를 입수할 수 있고 기술의 발전이나 피의자의 특성에 따라 테러의 형태도 가지각색으로 나타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층부는 경호반의 대원들은 그저 높으신 분들의 움직이는 방패 역할만 하길 요구하고 이에 반발하는 제4계 기동경호반 계장 오가타 소이치로(츠츠미 신이치 분)의 모습은 아오시마와 무로이의 대립과는 차이가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동시에 상하계층간의 갈등구조를 넘어 상층부 사이에 낀 잡음과 음모술수는 춤대 시리즈와는 그 스케일을 달리합니다.

 더불어 인물들도 굉장히 단편화되어 있는 편입니다. 춤대 시리즈에서 감초 역할을 하던 카리스마 무로이 경무관, 본청의 높으신 분들 눈치 보느라 정신 없는 스리 아미고, 아오시마의 든든한 파트너이자 선배였던 와쿠 경장, 완간서 형사과의 홍일점 스미레 경사, 아버지의 빽과 학벌로 커리어 조에 편입하나 늘 얼빵한 이미지의 마시타 경감 외에도 하여튼 수많은 감초 캐릭터들이 배치되어 있던 것에 반해 제4계 기동경호반 대원들을 잡는 것에 중점되어 있고 그나마도 주인공인 이노우에 카오루 경사(오가타 준이치 분)의 움직임 아니면 오가타 계장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사실 기동경호반 대원들을 다룬다고 해도 완간서 사람들처럼 캐릭터가 튀는 것도 아니고 지루한 캐릭터들 뿐이라서 말이죠. 또 여느 드라마들과는 달리 러닝타임도 10분 가량 짧은데다 총 11화 방영분이 하나하나 독립된 에피소드가 아닌 총 5개의 에피소드 구성으로 각 화마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전개되다보니 실질적인 스토리는 굉장히 짧아서 어찌보면 내년에 개봉예정인 영화판의 프롤로그같은 느낌이다보니 저런식으로 특정 인물에 촛점이 편중되는 것이 또 부득이한 점도 있습니다.

 인물이야기의 연장선상으로 일종의 에스퍼같은 주인공의 이미지도 굉장히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본작의 주인공 이노우에의 어린 시절 모종의 사고로 인해 큰 쇼크를 받아 뇌의 기능이 굉장히 활성화되게 됩니다. 그런 연유로 주변의 위협을 감지하는 예지능력과 순간적으로 포착한 광경을 기억해서 영상화하는 영상기억(Eidetic memory) 능력을 발현해서 작중에서 오가타 계장을 놀라게 할 정도의 활약상을 보입니다. 다만 전자에 언급한대로 이러한 특수능력들이 결코 평범하게 얻어진 것이 아닌 사고로 인해 타의적으로 발현되게 된 능력이고 작중의 마지막 이야기 역시 이러한 과거의 사고와 관련한 내용으로 예측불허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러나 어느 사회던 튀는 사람에 대해선 그리 관대하지가 못한 편이다보니 이노우에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하고자 어떻게든 경호과의 환경을 개선하려고 하지만 상층부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시청의 내부 정보가 밖으로 새면서 이것을 경호과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공안에서도 내부감시를 펼치고 특히 이노우에는 그가 지닌 능력과 과거 사고경력 덕분에 공안에서 가장 요주인물로 찍혀 의심받는 처지에 이르는 등 춤대의 아오시마의 마음고생은 감히 비할바가 못 될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도 굉장히 주목할 거리가 많은 것이 이 SP입니다. 이런 각본이 나오게 된 것으로 본작의 각본을 다룬 소설가 카네시로 카즈키의 역할이 지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춤대 시리즈가 TV드라마와 영화 전문 각본가가 다뤘던거에 비해 각본이라곤 본작이 처음인 소설가에게 맡겼다는 것이 이런 영화적인 스토리를 나오게 만든 하나의 요인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음악적으로는 작품 전반에 깔리는 클래식 악곡들이 스토리의 전개와 굉장히 잘 맞물리고 있고 비틀즈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LIVERPOOL cleaning의 센스는 그야말로 모토히로 감독다움이 만발한 부분이랄까요. 겉으로는 청소용역업체 행세를 하며 실제로는 경시청 상층부의 음모와 연결되어 온갖 암살지령을 수령하고 다니는 이 골때리는 조직의 구성원은 비틀즈 멤버 4명과 일치하며 실제로 구성원들의 이름도 존, 폴, 조지, 링고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며 Abbey Road 자켓의 패러디 연출쯤 되면 정말이지 전율이 오를정도입니다. 여기에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조연들의 경우 신체조건과 반사신경 등 여러 테스트를 거쳐 엄선된만큼 온갖 액션이 난무하는 본작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다만 춤대 시리즈에서 모토히로 카츠유키가 보여줬던 오덕심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은 좀 의외이기도 합니다.(춤대 시리즈의 경우 기본적으로 패트레이버, 체포하겠어 시리즈의 영향을 베이스로 깔았던 작품이다보니)

 사실 이렇게 거창하게 쓰긴 했지만 애석하게도 처음부터 영화판 개봉이 목적이었던건지 TV드라마에서 나오는 실질적인 음모의 전말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실제로도 보고나서 속된 말로 '낚였다'라는 느낌이 한가득 들 정도지만 그럼에도 춤대 시리즈의 팬이고 또 모토히로 감독의 팬이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게 바로 SP 경시청 경비부 경호과 제4계라고 생각합니다.

by 시북군 | 2008/05/25 19:39 | My Entertainment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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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올페노크 at 2008/05/25 22:07
재미있는 드라마였습니다. 스페셜도 엄청난 시청률이었다고 하던데요? 3번째 단락에서 언급하신 대로 너무 2~3화정도의 옴니버스식으로 가다보니까 세계관도 좁고 캐릭터설정도 거의 알수가 없어서 전체적인 배경면에서는 실망이었던 작품. 아무리 극장판에서 크게 벌린다고 해도 TV판을 극장판에 대한 프롤로그 정도로 진행하는 건 좀 너무했다는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8/05/26 21:44
그래도 그런 낚시질도 어찌보면 능력이다보니... 무엇보다 극중에서 등장한 하이퍼링크인 교섭인2를 부디 현실화해주길 바랍니다.(춤대 극장판 3편이나 먼저 나와야되려나;)
Commented by 듀얼배드가이 at 2008/05/26 09:24
개인적으로 마지막 부분에 나온 동경 빅사이트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쿨럭...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8/05/26 21:44
역시 코미케 고수! 전 마지막 무대 로케지가 도쿄 빅사이트인지도 몰랐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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