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도쿄기행 첫째날 & 둘째날

 말은 두번째라고 하지만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전에는 그냥 루나시 라이브만 보러 1박으로 날라갔다 온 것 뿐이고 이번에는 정말로 코스와 계획을 설정해서 다녀온 제대로 된 여행이니까요. 일단 일정은 4박5일이지만 할인항공권에 낚인 나머지 출국시간도 확인을 안 하고 덜컥 결재한 덕분에 저녁자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된 덕분에 실질적으로는 3박4일 일정이었고 이 부분은 지금 생각해도 참 뼈 아픈 요소입니다. 정말로 대낮에만 도착했어도 지름계획완수를 100%로 끌어올릴수도 있었던지라. 어쨌든 잡소리 줄이고 지난 일정을 하나하나 더듬어 보고자합니다.

  그나마 JAL보다는 ANA쪽이 기내식이 더 양호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굿 럭에서 나온 ANA의 이미지에 낚여서 예매했다지만 최종적으로는 올바른 판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갈 때는 비빔밥이었고 올 때는 찍지 않았지만 생선 장조림(?) 비스무리 한거에 잡다 반찬, 소바 한 젓가락분에 푸딩이 곁들여졌습니다. 그리고 비행기에서는 오디오 서비스로 타케우치 마리야의 새 싱글 幸せのものさし와 KISS, Kinks등의 음악을 들었습니다.

 도착은 예정보다 늦어져서 9시50분경에.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고서 짐 꺼내고서 입국심사 받고서 휘리릭. 한번 왔다 간 곳이라 그런지 너무나도 친숙해져버린 하네다 공항. 자연스럽게 공항 셔틀을 타고 제1터미널로 가서 지하로 가서 케이큐 전철 티켓(JR 환승  포함 560엔짜리)을 끊고 더불어 목을 축이기 위해 자판기에서 뭘 마실까 서성거리다가 생전 처음으로 에비앙이라는걸 다 먹어봤습니다.(한국에서야 비싼 편이지만 일본 자판기에는 그냥 평균 가격이다보니 저도 모르게) 다만 집의 정수기 물맛에 익숙해진 탓인지 지금까지 먹어본 물중에 제일 맛없는 물로 기억에 남았을 뿐입니다.; 여튼 그렇게 케이큐 전철 플랫폼으로 내려갔고 처음에 갔었을때와는 달리 누적된 경험치를 발휘해서 헤매지 않고 단방에 시나가와행 열차를 타고 갔습니다. 저 말고도 많은 한국인들 역시 케이큐에 탔지만 야마노테센으로 갈아탈 즈음에는 한국인은 저 혼자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리고 숙소가 있는 시부야역에 도착해서 가방을 끌고서 하치공 출구로 나서는 순간... 입에서는 ㅅㅂ이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시부야 앞 스크램블 교차로의 미칠듯한 인파구나 하는걸 몸으로 체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주말 저녁. 이때 처음 깨달은거지만 어느 나라던 번화가의 밤거리에는 미친놈들이 활개친다는것도 배웠습니다. 일본에서 체류하는 동안 유일하게 바닥에 가래침이 뱉어져있는걸 발견했고 길거리에 난무하는 쓰레기. 한편으로는 니들도 별 수 없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비웃음도 같이 입가에 스몄습니다. 하여튼 그러려니 싶었고 어렵지 않게 캡슐 인 시부야를 찾아냈습니다.
 
  카운터의 직원도 친절했고 무엇보다 이후 머물렀던 캡슐 인 아키하바라에 비하면 느무느무 좋았습니다. 공동 욕탕 시설도 꽤 준수했고 화장실도 크고 샤워실도 별도로 딸려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말 이외에는 머무는 사람이 별로 없었구요. 다만 저처럼 쇼핑의 목적도 있는 사람한테는 문제인게 짐을 보관해둘 장소가 마땅치가 않다는 겁니다. 락커룸에 있는 개인락커는 사소한 짐 몇개 넣으면 끝이고 그나마 여행가방같은건 카운터에 별도로 맡겨야 했을 정도로 개인 수납공간은 극히 한정적입니다. 그리고 더불어 장소 안 가리고 아무데서나 숙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저렴한 가격만으로 추천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저 역시 비염과 아토피로 인해 잠을 잘 못 이루는 편인데 여기에 씻고 약을 바르고 하는 문제를 생각 안 한채 그냥 싸게 머문다고 캡슐호텔에서 4박을 머무는 동안 컨디션만 더 망치면서 사실 꽤나 힘든 여행이었습니다. 몸에 문제가 없다던가 그야말로 보고 즐기고 오는게 전부가 아닌 이상 캡슐호텔은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닌거 같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외출하면서 살짝 찍어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늘은 흐리고 바닥에는 물기가 조금씩 남아있는게 밤 사이에 비가 왔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아침의 시부야는 전날 밤과는 사뭇 다르게 참으로 고요했습니다. 그저 까마귀가 설쳐댈뿐. 그렇게 시부야 거리를 나와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요시노야로 향했는데 으음... 마츠야와는 달리 직접 메뉴표를 보고 주문하는 방식이었던지라 메뉴를 못 읽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거 주세요라고 하는 쪽팔린 기억을 남긴채 이후 남은 일정동안 요시노야에는 얼씬도 안 했다는 후문이.; 자, 이제 배는 부른데 문제는 뭘 해야되나? 다녀오신 분들이나 체류중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 동네의 장사라는게 늦게 열고 빨리 닫는게 보통이다보니 아침 8시에 기어나오긴 했어도 어디로 가야될지 망설이던 차에 지난번 왔었을때 하네다 공항에서 받았던 핸드북을 꺼냈습니다. 이번 일정동안 굉장히 도움이 된 자료이기도 한데 이 녀석을 펼쳐보니 요요기 공원이 제법 가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심결 발길을 하라주쿠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하라주쿠로 발길을 욺기기 위해 스크램블 교차로 앞에 서서 찍어본 시부야 하치공 앞. 츠타야 건물 측면에는 뱀 병장4 광고가 붙어있었는데 저거 말고도 사실 저 날 시부야에서 MGS4 광고 트럭만 허다하게 봤습니다.

  요요기 공원에 가기 전에 콘서트 장소로 자주 애용되는 요요기 제1국립경기장에 들렸습니다. 이날 제2경기장에선 무슨 이벤트가 있었는지 오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욺기고 있었습니다.

  어랍쇼? 요요기 공원으로 간다고 간게 메이지 신궁으로 들어와버렸습니다.; 이 날도 무슨 결혼식이 있었는지 오전부터 한쪽에서 신랑신부와 가족일행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 날 처음으로 한국인들을 조우한 곳.

  여기서부터 본 여행의 목적이었고 로케지 순방의 시작점을 찍었습니다. 패트레이버중에서 무슨 에피소드인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하여튼 요요기 공원에서 레이버를 진압하는 장면이 있었습죠.

  수 많은 광고패널을 봤는데 일본 가서 가장 많이 본 얼굴이라면 일단 도코모의 터치폰 광고 모델로 나온 마츠야마 켄이치, 그리고 JR전차 안에 붙은 소니의 HD광고 모델로 나온 야자와 에이키치. 그리고 이번주 수요일날 20주년 싱글 콜렉션을 발매한 히무로 쿄스케의 얼굴순이었습니다. 40이 넘은 나이에 저런 간지샷이 나올 수 있다는게 부러울 따름이었습니다.

  타워레코드의 위용, HMV시부야점에는 DEEN PERFECT SINGLES+ 통상반이 다 떨어져서 울며겨자먹기로 타워레코드에서 샀습니다.(내 포인트...ㅠ)

  타워나 HMV, 츠타야 모두 그렇지만 층별로 장르와 포맷을 나눠놓고 팔아대는 그 스케일에는 정말이지 억 소리가 안 나올 수 없습니다. 핫트랙스가 저 삽질했다가는 한달안에 부도 확정이겠죠?; 하여튼 여기서부터는 이제 지름의 시작점을 찍었습니다. 마크로스F OST1 냥 프로와 마크로스 플래쉬백 2012를 샀습니다. 처음에 일본 가기전에는 현지에 가서도 충분히 특전포함판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가 지난주 오리콘 차트 갱신된거 보고서 글렀다는걸 직감했습니다.; 실제로 카운터에서 계산 마쳐도 아무것도 안 주더라는. 그보다는 지금 생각한거지만 아무리 포인트 누적이라고 해도 애니관련 상품을 시부야에서 사는 용자짓을 한 저도 참 여러모로 대단했다는 생각이...(그래도 옷이 준수하고 생긴게 멀쩡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캐쉬 알바가 대놓고 싫은 표정 지었을지도) 그리고 레코판이 열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몇년만에 맥도날드에 가서 시간죽이기를 시도. 다행히도 지하는 금연석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지하로 내려가서 1인석에 하나 자리잡고서 우적우적 먹고 마시는데 건너편에 여고딩 발견! 근데 일요일에 웬 교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우리나라 애들이 교복 짧게 입는거랑은 느낌이 완전 틀렸습니다. 그야말로 꼴린다는 표현은 이런때 쓰라고 있는 것. 한 동안 먹으면서 시선은 계속 그쪽으로 가 있었습니다.; 두 명이었는데 한명이 그야말로 아주 제대로였다랄까요. 꽤 귀여웠슴돠.

  이건 츠타야 매장진열대에서 찍은 샷. 굳이 애니 코너로 와서 찍었지만 사실 1층의 잘 나가는 코너 진열대에도 당당히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건 HMV나 타워레코드도 모두 마찬가지. 다른 것도 아니고 애니OST를 일반 레코드 매장에서 이렇게 밀어주는 사례도 많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이후 시부야의 레코판과 만다라케를 헤매고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지름질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만다라케에서 체포하겠어 보쿠토 X-FILE TPD재생 레포트와 하여튼 뭔가를 하나 낚았고 같은 BEAMS 건물에 입점해있는 레코판에서는 마크로스 OST와 야마시타 타츠로, 타케우치 마리야, 이이지마 마리의 LP를 낚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렇게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린채 아이템 뒤지기에 열중하다 전에 못 가본 신쥬쿠 레코판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신쥬쿠점은 그다지 쓸만한 아이템들이 안 보이던터라 그냥 나와서는 도에이 신쥬쿠선을 타고 무도관이 있는 구단시타역으로 가려고 했으나... 케이오선이랑 노선이 겹쳐있는 탓에 전철을 잘못 타서 또 반대쪽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삽질을 범하고서야 뒤늦게 무도관으로 갔습니다. 이때 시간은 5시30분. 공연 시작은 6시. 그러나 만명 이상 수용하는 레벨의 콘서트 규모가 다 그렇듯 다른 사람들도 뒤늦게서야 몰려드는 바람에 입장에 시간이 걸려서 20분 정도 지각시작했습니다.

  DEEN 15th Anniversary Live in 武道館~15年分のありがとう~ Set List
 
 전 싱글 포함 32곡

 일단 싱글은 모두 다 불렀고 클래식 시리즈중에서는 Smile Blue, 그리고 07-08투어 DVD한정반에 들어있는 CD의 수록곡 歌になろう도 포함됐습니다. 비록 스탠드에 거의 끝자리이긴 했지만 정중앙이었던 덕분에 무대 자체는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시로부터 20분 정도 지나니 조명이 소등되고서 지금까지 발매된 싱글 자켓이 하나하나 지나가면서 그 와중에 깔리는 瞳そらさないで의 인트로와 함께 각 멤버의 위치에 조명이 들어오면서 악기와 멤버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하고 모든 멤버의 위치에 조명이 들어오고 조금 지나 불꽃과 함께 무대에 가려져있던 장막이 떨어지고 본격적으로 곡이 시작됐습니다. 일단 대규모 공연이라 그런지 멤버들 옷이 유난히 화려해진 느낌;; 이었습니다. 더불어 사운드는 합격이었습니다. 소리의 전달도 깔끔했던터라 감상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곡이 많았던 만큼 두 차례의 메들리가 있었고 전반부의 메들리는 발라드 곡 모음으로, 후반부 메들리는 경쾌한 곡 모음으로 해서 분위기 조절을 했고 전반부 메들리가 끝나고서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언플러그드 코너로 전개됐고 특히 이때는 객석 중앙에 설치된 센터 스테이지로 나와서 불러준 탓에 스탠드의 관객들이 더없이 즐거워했습니다. 무엇보다 2004년 한국 공연때는 개뿔도 아는게 없어서 그냥 멍청히 서서 보고만 있었던게 전부인 것과 반대로 이번에는 알만큼 알고 간 공연인만큼 굉장히 재밌게 봤습니다. 문제는 전날 잠을 설친 탓에 체력이 떨어져서 앵콜 이후부터는 그냥 앉아서 보는 사태가... 또 스테이지가 커진 만큼 스트링 세션을 대동한 연주도 좋았고 특히 Smile Blue의 경우 레코딩 현장의 느낌을 그대로 욺겨놓은 듯 한 연주에 정말로 감동이었습니다. 여기에 멤버들의 만담이라던가 야마네치의 샹하이 록스타 코스츔, 翼に広げて에서의 대합창,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このまま君だけを奪い去りたい까지 하나하나가 감동이었습니다. 10월인가 라이브 앨범도 나온다니까 그쪽을 참고해주세요.

  나오면서 찍은건데 인파에 휩쓸리는 바람에 제대로 앵글을 못 잡고 이 모양이...

 이후는 번개같이 귀환해서 씻고서 영수증 정산하고서 도모토 쿄다이 보고서는 취침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이로써 둘째날도 저물었습니다.

by 시북군 | 2008/06/14 21:31 | Psycho le Laboratory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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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oolkat at 2008/06/14 22:06
요샌 몰겠고 예전에는 요요기에 주말에 가면 고쓰로리꾸냥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었더랬지요.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8/06/15 20:01
들어본 적 있는거 같네요. 하라쥬쿠에 가면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하던데...
Commented by 올페노크 at 2008/06/15 00:18
오오 여행기.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저도 가면 맨첨에 hmv먼저 들러볼 생각입니다 ㅎ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8/06/15 20:02
그 장대한 스케일에 압도당하실겁니다.
Commented by 듀얼배드가이 at 2008/06/15 02:02
저렇게 한산한 시부야는 처음이군요 ^^;

지난번에도 언급했는데 캡슐호텔 보다는 민박집을 더 선호합니다. 제가 자주 이용하는(그래봤자 두번뿐이었지만) 친구네민박이라는 데는 3-4군데의 장소를 사용하는데 비성수기 같은때 별관에서 머물면 4인이 쓰는 아파트를 혼자 쓸수있는 이점이 있죠. 지난번 겨울에 갔을때 정말 혼자서 넒직하게 묵었던 기억이 나네요.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8/06/15 20:03
허어. 사실 민박집도 전에 갔었다가 그리 썩 좋은 기억이 남은게 아니어서(관리인은 좋았지만) 캡슐호텔로 간 건데 참고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저 시부야 사진은 아침이라 그랬을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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