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도쿄기행 마지막날,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

 어느새 일정이 마지막날에 이르렀습니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서는 야마노테센에 몸을 싣고 공항에 갈 때 용이하게 시나가와역의 락커에 짐을 넣고서 하마마츠쵸로 향했습니다.

  로케지 순례의 마지막 장소가 되는 곳. 바로 도쿄타워입니다. 체포 1기에서 풍속 30m의 바람속에 사건에 휘말리는 교통과 과장의 이야기를 다루는 배경이기도 하면서 애니판 오리지널 캐릭터인 토카이린과 츠지모토가 처음으로 만나서 결국은 연인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과정의 발단이 되는 장소이기도 하며 극장판에서는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합니다. 당시 갔을때는 지방에서 올라온 수학여행단의 학생들로 인해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보수중인 관계로 실물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던 조죠지. 전자와 마찬가지로 체포 1기에서 과장을 구하기 위해 수사본부가 설치됐던 장소로 등장합니다.

 그래도 시간은 남고 아직 지름목록을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터라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기 전에 사전에 알아보고 나온 북오프 고탄다 지점으로 향했습니다. 2층 규모였지만 대신 아키하바라점과 비교해서 플로어의 면적이 넓었습니다. 실제로 보유서적이나 음반의 양도 상당한 듯 싶었지만 제가 노리던 물건 자체가 워낙 희귀성이 높은 물건인 탓에 역시 보이지 않았고 그냥 그밖에 건질것이 있을까 하고 뒤지다가 나와서는 발도 아프고 좀 쉬고 싶어서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던 엑셀시오르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한국에서도 사실 친구하고 밥 먹고서 죽치면서 이야기 하기 위해서 들어가던 것을 제외하고는 잘 이용하지 않던 그런 대형 체인계열의 커피 전문점을 일본에서 다 가게 될 줄이야. 하여튼 차가운 것이 마시고 싶었던지라 미디엄 사이즈중에 대충 카페모카가 가격이 적당해보이기에 그걸로 주문했습니다.(400엔 자체가 그리 싼 가격은 아니지만 한국하고 비교했을때는 그래도 싸게 느껴지던) 그리고보니 국내의 콩다방하고 별다방에 비교해서 놀랐던게 창가의 1인석이나 일부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쇼파로 된 의자가 많아서 좀 놀랐습니다. 적어도 제가 갔었던 기억에는 국내 체인쪽에는 대부분 딱딱한 나무의자만이 기억에 있던지라...

  이것이 된장질의 흔적

 이후 시부야에 들려 마저 남은 엔화를 처리하고자 했으나 정작 옷을 사려고 하니 매장으로 발걸음을 욺기기가 힘들었고 ABC마트에서 신발이나 하나 건지고자 들어가서 맘에 드는걸 발견했으나 이번엔 또 사이즈가 없다고 해서 그냥 나와서는 허겁지겁 공항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간신히 티켓팅하고 짐을 끌고 올라갔더니 비행기 정비에 문제가 생겨서 탑승이 20분 가량 지연되고 그렇게 뒤늦게 비행기에 타서 귀국함으로서 제멋대로 4박5일간의 도쿄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여행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마저 못다한 이야기며 도쿄에 가서 짧게나마 바라보고 느낀 개인적인 생각을 적고자 합니다. 물론 제가 일본인도 아니고 일본에 장기체류중인 처지도 아닌만큼 이후의 글에서는 오해의 소지나 편견이 개입되있을 수도 있습니다.

 -휴학을 하고 고된 알바생활을 하는만큼 유난히 그네들의 파트타이머 시급이 눈에 들어오는건 필연적이었습니다. 몇시간씩 근무하는지까지는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적어도 액수만으로 따졌을때는 제가 받는 시급의 3배에서 4배는 되는 금액을 보는 순간 제 처지가 노예같이 느껴졌습니다. JR 역 구내에 있는 편의점이 제일 낮았던 900몇엔이었고 시부야의 맥도날드는 피크타임에 1500엔까지 지급한다는 공고를 보면서 어째서 저 동네에서 프리터라는 직종이 가능한건지 자연스럽게 납득이 갔습니다.

 -가만 보면 뭘 사더라도, 작은 걸 사더라도 항상 영수증을 꼭 손에 쥐어줬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어디를 가더라도 깍듯한 캐셔들의 태도는 정말이지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현상을 보고 일부 일본론을 다루던 저서에서 필자들이 주절주절댔지만 그거야 전세계에 있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누구나 다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하는 바이고 개인적으로는 정말이지 그 사소함 덕분에 작은 감동을 자주 느꼈습니다. 솔직히 한국에서 뭐 좀 사려고 들어갔을때 그냥 무심하게 나온적이 한두번이 아닌지라... 하여튼 그런 과거의 기억때문에 저 역시 잔돈하고 영수증 받을때마다 꼬박꼬박 인사했는데 정작 그런 서비스를 매일 받는 일본인들은 또 무심하게도 그냥 잘만 넘어가더라는.

 -한국에도 있다고는 들은거 같았는데 마지막날에 하마마츠쵸에 갔을때 유일하게 여성 택시 기사를 봤습니다. 경험이 얼마 없는건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보행자에 좀처럼 전진을 못하고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이었는데 사실 말하고 싶은건 이게 아니고 도쿄 다니면서 발견한 몇 안 되는 괜찮은 처자였다는. 여기에 안경까지.

 -아키하바라에 가서 새삼 느낀거지만 넷상에 돌아다니는 사진처럼 그런 차림의 사람들은 많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 포스를 발휘하는 이들이 간혹 보이긴했지만 그야말로 간혹이지 대부분은 그냥 하나같이 평범하기만 했습니다. 특히 북오프로 가면 그런 현상은 더 하고 회사들도 밀집되있는 곳이 있는지 정장차람의 사람들도 자주 보였습니다. 전기가에 있는 수많은 오덕상품을 파는 가게나 메이드 카페에도 그냥 평범한 사람들만 봤습니다. 너무 편견의 시선으로 볼 필요도 없을 듯.

 -의외로 외제차는 수도권보다 더 안 보이는거 같았습니다. 국내에서 볼 수 없던 빈티지 모델들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오히려 외제차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우리네보다 보기 더 힘든 거 같았습니다. 자국내 업체들에서 생산하는 차들이 워낙 좋아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검정색 차도 택시 말고 많이 안 보였습니다. 그리고 경차의 나라라고는 해도 역시 경차도 많이 못 봤고...(주거지쪽으로 갈 일이 없어서 그런건지도)

 -경제학쪽에 대해서는 개뿔도 모르지만 이번에 도쿄에서 돈을 쓰면서 뼈저리게 느낀게 우리나라의 화폐 액면가가 너무 높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습니다. 뭐라 딱 뿌러지게 말할 순 없지만 세계적으로 권위를 가진 화폐도 아니면서 대체 0은 몇개나 붙는건지. 아니 오히려 권위 있는 화폐일수록 생각해봐도 액면가가 낮네요. 그렇찮아도 유가폭등을 시작으로 곡물가 상승, 원자재값 상승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 후렌들리 정부 덕분에 올해 들어서 미친듯이 폭주하는 물가속에 이대로 괜찮은건가 싶은 생각에 머릿속이 꽤 복잡했습니다. 제가 말할 건수는 아니지만 솔직히 10만원짜리 화폐를 만들기보다는 액면가를 좀 조정하면 안 되나 싶습니다.

 -일본도 이제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전철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와중에 책을 보는 사람 역시 제법 많았습니다. 만화책이 됐건 문고가 됐건 책을 보는 모습은 이러나 저러나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동네도 의외로 무단횡단도 잘들 하더라는.; 자동차들 역시 꼭 신호를 다 기다리다가 지나가는게 아니라 대충 사람 없다싶으면 그냥 냅따 지르기는 우리와 별반 차이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이번에도 못 들었던거라면 바로 경적소리. 얘네는 무슨 공장에서 제조할때부터 경적같은건 붙이지도 않는건지 아니면 운전자들이 전부 양반인건지 경적은 어떤 상황에서도 안 울리더라구요.

 -확실히 우리나라 여성이 예쁘다는 사실은 동의하지만 그래도 역시 색기라고 해야되나요? 그런거는 일본처자들에게는 밀린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이목구비가 어딘가 좀 인위적이라고 해야되나 그런 외모와 색기의 매치라는건 참으로 절묘했단 말이죠. 그래도 나름대로 장시간 머물다보니 그 와중에 나름대로 괜찮은 분들도 많았고 그 괜찮은 분들을 가만히 보면 바로 제가 말한 그 요소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서 나름 흡족했습니다.;

by 시북군 | 2008/06/21 20:05 | Psycho le Laboratory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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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8/06/21 23:11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내년 겨울에 갈 생각인데...저도 글속에 있는곳을 꼭 가봐야겠네요.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8/06/22 21:41
만약 킨시쵸에 들리신다면 도립보쿠토병원도 가보시길. 실제로 체포하겠어에서 나온 보쿠토서의 모델이면서 설정상 위치도 동일하다고 합니다.
Commented by 듀얼배드가이 at 2008/06/22 04:05
아우, 또 일본 가고 싶네요 >_<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8/06/22 21:42
그냥 도쿄에서 한 1년정도만이라도 살아보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석원 at 2008/06/24 23:45
"그냥 도쿄에서 한 1년정도만이라도 살아보고 싶습니다." 공감

rockin'on 편집부 비정규직 근무조건이 대한민국 어지간한 잡지사 정규직 근무조건보다 좋더군요...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8/06/25 22:04
석원/ 마지막 문장을 보니 한없이 슬퍼지네요.(그렇찮아도 후기에 저 근무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좀 쓰려고 했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써야될듯)
Commented by 올페노크 at 2008/06/24 23:18
여러가지 밑의 글들이 재미있네요. 그나저나 체포하겠어 로케지 여행이 목적이셨네요^^ 여러가지로 잘 봤습니다//
Commented by 시북군 at 2008/06/25 22:03
체포하겠어뿐 아니라 패트레이버 춤대, 스시왕자도 포함되었죠. 다음번엔 히어로 로케지나 좀 들려봐야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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